(사진=마음연구소)
불행히도 대한민국은 17년 째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는 나라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2030 청년층의 자살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 2030 청년층을 필두로 노년층, 아동‧청소년 등 정신질환 및 우울감 해소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개입이 필요할 때라는데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 결과를 살펴보면 2020년 기준 20대 사망자 2259명 가운데 고의적 자해(자살)로 사망한 사람이 1471명으로 20대 사망자 수의 3분의 2 수준(65.1%)으로 나타났다. 30대 사망자 3873명 가운데 고의적 자해로 사망한 사람은 1874명으로 30대 사망자 수의 절반 가까이(48.4%)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간 통계로 보면 1년에 약 10% 정도의 인구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이중 약 7% 가량만이 상담 등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개인의 정신질환 및 우울감에 국가적 개입 뿐 아니라 민간 기관의 도움이 절실한 때에 맞춰 멘탈케어 스타트업이 주목 받고 있다. 1993년 생 최용원 대표가 이끄는 마음연구소가 그 역할을 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희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심리상담, B2B 서비스까지 확장한 멘탈케어 스타트업입니다. 외국에서는 멘탈케어라는 말이 상용화되어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조금 생소합니다. 저희는 B2B 멘탈케어 서비스를 통해 우리 사회 속에서 개인의 심리를 조금 더 가깝고 친숙하게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마음연구소 최용원 대표 (사진=강인영 PD)
마음연구소는 현재 넷플릭스코리아와 협약을 맺고 직원들의 멘탈케어를 담당하고 있다. 직장인들은 늘 생산성 측면에서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간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10년 정도 전부터 회사 내부에 심리 상담소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 내 심리상담소에서 상담을 받기란 쉽지 않다. 인사고가에 반영될까 두렵기도 하고, 비밀이 보장된다고는 하지만 마음이 불편한 게 사실이다.
“회사에서 심리 상담을 장려 하더라도 직원들 입장에서는 내가 회사 내에서 심리 상담을 받으면 누군가 내가 심리 상담소에 들어가는 걸 볼 거잖아요. 아무리 비밀 보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사실 쌔한 게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밖에서 심리 상담을 받는 경우가 많거든요. 회사에서는 이런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저희 같은 심리상담소와 협약을 맺어서 직원들 보내주시는 거예요. 상담을 저희에게 맡기고 비용 청구만 하도록 말이죠. 이런 개념으로 B2B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 시대가 온 겁니다”
일반 회사원 뿐마이라 방송사와의 협약도 진행되고 있다. 일반인들의 방송 출연이 잦아지면서 예측 할 수 없었던 문제를 방지하고자 함이다. 특히 마음연구소는 넷플릭스 본사 마인드팀의 제안으로 국내에 도입된 시스템의 파트너가 됐다.
“미국이나 해외 같은 경우에는 방송사의 마인드팀 시스템 같은 경우 거의 완성된 수준이에요. 그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아직 넷플릭스를 제외하고는 어느 곳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심리상담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다. 심리상담소나 정신과 병원을 찾는 것에 대해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편견도 그렇지만 스스로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다 다반사다.
“전 국민의 10% 중 7%만 상담을 받는 것도 통계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힘든 사람들은 훨씬 많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나머지 90% 이상은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우리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연구소는 올해부터 올해 지점을 확대하고, 사업 확장 계획을 갖고 있다. 아직 심리전문가나 멘탈케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절대 다수에게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우선 정신과에서 운영하는 접수 예약 및 처방 등 솔루션 공급 인프라를 통해 1대 1 심리전문가 매칭에 비전을 두고 있다.
“사실 일주일에 한 번 가서 상담 받고 진료받기 힘들 수 있잖아요. 자기 자신의 마음 기록이라든지 감정 상태를 측정하고 정리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고 그것을 그 전문가가 모니터링하고 ‘아 이번 주에는 잘 됐다. 이렇게 관리를 해보자’ ‘이번에 이런 명상을 해 보는 게 어떻겠나?’라는 식으로 주기적인 코칭이 들어가는 거예요. 그리고 이 신호에 이상이 있을 때 그때는 좀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서 심리 상담을 받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게 최종 목표거든요. 점차 사람들의 감정이라든지 마음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아마 도구들도 좀 개발을 해서 그런 걸 다 연동 시키고 관리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이런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한 2년 뒤쯤에는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마음연구소 최용원 대표 (사진=강인영PD)
멘탈케어 스타트업 마음연구소의 최용원 대표는 올해 31세가 됐다. 1993년 생으로 2019년 말 네이버 지식인 엑스퍼트라고 하는 온라인 상담 플랫폼을 시작으로 회사를 발전시켜 왔다. 마음연구소 소개를 보면 단순히 심리 상담을 해주는 상담센터 역할에서 벗어나 좀 더 확장된 플랫폼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으로 상담자의 사례를 받고 답변 해 주는 형태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오프라인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상담자와의 감정 선, 공감 등이 필요한 분야다. 그렇기 때문에 말에서 풍기는 뉘앙스가 중요하다.
“오프라인 센터를 열고 이제 거기서 함께 뜻이 있는 상담 선생님들 과 함께 활동을 시작 했어요. 지금은 광화문, 여의도, 사당 이렇게 3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계획보다 근데 확장이 더디기는 하네요. 서울지역에 지점을 좀 더 확장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것을 상담으로 연결시키는 사업을 영위하기에 조 대표의 나이에서 오는 경험치 부족이 걸림돌이지는 않을까. 더군다나 사회생활 경험이 없는 사회 초년생의 사업 좌충우돌은 적지 않은 노고일 터다.
“처음부터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랑 같이 사업 시작을 했어요. 정신과 의사들이 운영하는 정신의학신문에서 제가 콘텐츠 기획, 제작을 하면서 병원 관리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콘텐츠를 알리기만 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부분에 있어서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과 보다 직접적으로, 가깝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결국 뭔가 해결해나가야 하는 것이잖아요. 신문사를 통해서 저는 알리기 위한 경험을 쌓았으니 사람들이랑 조금 더 가깝고 편안한 쪽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 보자라고 마음먹고 심리 상담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물여덟 살 나이로 심리상담소를 창업한 최 대표는 시장에 긍정적인 기대를 안고 있다. 사업적으로 접근했을 때 국내 심리 상담 영역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이 이유다.
“말씀드렸듯이 전 국민에 10%가 1년에 정신질환 한 번은 앓고 있어요. 이것만 보더라도 사업성은 충분합니다. 심지어 이 수치는 질환으로 진단받은 사람들의 수치인 것이고 진단을 받지 않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그리고 한 번 겪어 본 사람들은 그걸 또 겪기 싫거든요. 그러기 위해서 중간 중간 또 멘탈 케어를 할 거예요. 이런 것까지 생각했을 때 저는 1000만에서 2000만 정도까지가 저희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라고 보고 있어요”
젊고 도전적인 시각으로 블루오션을 찾아낸 듯 보인다. 그러나 시장의 크기와 달리 사업은 다른 문제다. 젊은 것은 양날의 검이 되어 사업에 약이 되기도 하고, 대론 독이 되기도 한다.
“저는 제가 되게 잘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막상 사업을 해보니 저에게 꼼꼼한 부분이 부족하더라고요. 시장 규모를 추산한다든지, 재무적인 부분에서 좀 나태해지는 게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성선설을 믿는 편이어서 직원들에게 무한 신뢰를 하는 편인데, 아무리 좋은 사람이더라도 회사에서 관리가 제대로 안되면 한 없이 나태해지더라고요. 이 부분이 사업가로서 저의 약점이었습니다”
본인의 부족한 부분까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최 대표는 마음연구소 창업 4년 차에 접어든 올해부터 직원 관리, 재무 재표 등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돌리기로 마음 먹었다. 목표치 설정 또한 구체적으로 해서 난항을 겪고 있는 파트를 보완하겠다는 의지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 스스로의 마음을 먼저 잘 다스려야 할지 모를 일이다.
“저 같은 경우는 그래도 이 멘탈이 좀 강한 편이에요. 물론 저 같은 사람들이 멘탈에 상처를 입으면 다시 회복하기가 더 어려울 수 있어요. 남들이 보기에 별 일 아닐 수 있지만 그게 더 크게 다가올 수도 있으니까요. 실제로 최근에 저도 힘든 일을 좀 겪기도 했고요. 그나마 저는 비전, 미래를 많이 생각을 하면서 버티는 편인 거 같아요. 스스로 동기부여를 많이 하는 편이어서 잘 극복합니다”
대학시절 창업 동아리 활동을 했다는 최 대표는 주위에 창업을 하는 동기, 선후배들과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고 있기도 하다. 최 대표와 비슷한 스텝을 밟고 있는 이들과 함께 버텨내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힘든 시간을 지나가고 있다고. 사업을 잘 일궈낸 사람들도 처음부터 잘해서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뒤에서 엄청난 노력과 발버둥을 친 결과라는 것을 받아들인 그는 어려움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 같다며 스스로를 다잡는다.
(사진=강인영PD)
■ 리더십은 ‘증명’이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창업을 하고 싶었어요. 대학에 가서도 열심히 공부해서 학점 관리하는 코스를 받는 일반적인 학생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과 좀 많이 어울렸어요. 졸업할 때에는 창업을 하고 싶은데 할 수는 없고, 아무것도 해 놓은 게 없으니까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자고 마음먹고 창업동아리 비슷한 곳으로 들어갔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거기선 이미 선배들 같은 경우는 회사를 좀 일궈 놓으신 분들도 많고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다 보니까. 거기서부터 네트워크를 많이 얻은 거 같아요”
루틴한 것을 싫어한다는 그는 취업에 관해서는 한없는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취업을 하려고 마음먹으면 언제든 좋은 회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이 그 원동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매진하는 것은 사람들과 함께 행복 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바람은 딱 나이만큼 순수해 보인다.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회사를 잘 운영해 줘서 고맙다’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상담사들이 행복해야 상담을 받는 사람들한테 그 에너지가 전달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상담사들에게 많은 부분 맡기게 됩니다. 물론 매출 극대와 이윤 극대가 안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운영을 그렇게 함으로써 상담사들이 행복하고, 상담 받는 사람들이 만족하는 회사를 만들어나가고자 하기 때문에 더 큰 비전을 보고 있습니다”
리더십에 대한 최 대표의 생각은 확고하다. 창업 이전부터 갖고 있던 마음가짐과 창업 후 체득한 깨달음이 적절히 배합되어 있는 듯 보였다.
“꿈과 비전이 없으면 사람들이 따라올 이유가 없습니다. 아무리 급여를 주는 사장이라고 하더라도 급여를 주기 때문에, 라이프가 안정되기 때문에 회사를 다니는 것이지 저를 따라오는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사실 저를 따라오게 만들려면 저를 따라올 만한 요인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게 결국 꿈이고 비전인데 이게 또 허황되면 함께 못가요.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그것을 증명 해내야 합니다. 그리고 증명을 했을 때 자신을 따라와 준 직원들한테 적절한 보상을 해야 서로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어요”
그리고 여전히 창업에 대해 단호한 믿음을 갖고 있는 그는 후배 창업가들에게도 냉혹한 현실을 지적한다.
“자기가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후배들이 되게 많거든요. 물론 되게 똑똑해요. 창업 동아리 잠깐 언급했었는데 제가 거기서 회장을 하면서 한 학기에 100명 넘게 지원하는 지원자들의 서류를 보면 굉장합니다. 내가 이 시기에 지원했으면 난 무조건 서류 탈락이었다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이 친구들이 들어와서 좀 활동을 하고 이런 걸 지켜보면 왜 경력이 중요하고 왜 경험이 중요한지에 대해서 좀 많이 간과하고 있는 거 같더라고요. 내가 어릴 적부터 공부를 엄청 많이 했고 뭐 이것도 인턴도 해봤고 이거도 해 봤고 뭐 이런 거 준비하니까 내가 너보다 더 똑똑할 거야라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이들이 잘하는 이유가 있고, 이들이 인정을 받는 이유가 있는 것이고 본인들이 왜 아직 학생인지 그건 자기 객관화가 많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좀 끈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해요. 사업은 한 5년까지는 진짜 지지고 볶아야 되는데 이게 3개월 해 보고, 6개월 해보고 이래서 안 돼, 저래서 안 돼… 물론 그 시기에 검증을 해 가지고 훌륭하게 사업이 된 케이스도 있고 정말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몇 년 동안 끈덕지게 해 가지고 이루어낸 사업들도 있거든요. 근데 이거는 뭐 관점 차이 일 수 있겠는데 너무 성과랑 이윤이랑 이런 것들만 따져 가면서 사업은 판단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를 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