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방송에서 노출은 짧았지만 영향력은 엄청났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신(공유 분)이 은탁(김고은 분)을 보면서 자신의 사랑임을 직감하는 매개로 사용된 것은 은탁이 필사한 책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에 나오는 ‘사랑의 물리학’(김인육 시인)이라는 시였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중략)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 사랑이었다”
김신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이 장면이 방송된 후 김용택 시인이 명시 101개를 모은 ‘김용택의 꼭 한 번 필사하고 싶은 시-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는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이후 5일간 무려 1만 900여권이 판매(예스24 기준)됐다. 이후 시집은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플러스’라는 특별판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필사뿐만 아니라 컬러링(색칠하기)도 할 수 있고, 김용택 시인이 직접 던진 질문에 자신이 답을 써넣는 형식으로 채우는 칸도 마련돼 있다.
‘도깨비’ 때문에 주목받긴 했지만, ‘섬진강 시인’이란 별칭으로 알려진 김용택 시인이 엄선한 101편을 꾹꾹 눌러 쓰는 시간은 감성 치유의 경험을 하게 된다. 김소월, 이육사, 윤동주와 같은 교과서로 접한 시인부터, 김혜순, 황지우, 천양희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시인들의 시, 그리고 프리드리히 니체, 요한 괴테 등 외국작가의 메시지까지 접하다보면, 어느 새 글의 가치를 알게 되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도 갖게 될 것이다.
‘도깨비’ 파워는 이 시집만이 아니었다. 종영 후 드라마의 명장면과 명대사, 스틸컷, 뒷이야기를 담은 ‘도깨비 포토에세이’는 물론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 극본을 김수연이 소설로 풀어낸 ‘도깨비’ 1,2권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포진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