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안철수 SNS
(사진=안철수 SNS)

“소설 줄거리보다는 주인공이 왜 저런 상황에서 저 결정을 했을까 하는 인물의 생각과 감정에 집중해서 이해하려 노력했죠. 덕분에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어요. 어떤 사람이든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012년 SBS ‘힐링캠프’ 中)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학자일 때나, 기업 CEO일 때나, 정치인일 때나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그렇게 보면 안철수 전 국회의원은 책을 통해 인생을 살아나가는 데 필요한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를 손에 쥔 셈이다.

안철수 전 의원은 정치에 입문하기 전 온 국민의 존경과 신망을 받는 CEO였다. 무엇보다 그의 학력은 요즘말로는 ‘프로필 깡패’에 가깝다. 서울대, 펜실베니아대, 20대에 의과대 전임강사 임용, 카이스트 석좌교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등등. 이같은 이력을 보면 태어날 때부터 천재일 것만 같지만 정작 안철수 전 의원은 고교생이 되고나서야 공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고 알려진다.

무엇보다 그 원천은 책이었다. 친구들보다도 책이 좋았고, 체육시간을 피해 나무그늘에서 책읽기를 좋아했던 학생이었다. 심지어 책의 페이지수, 발행 연월일까지 모조리 읽어내는 것은 물론 바닥에 종이가 떨어져 있으면 그것마저도 읽어야 직성이 풀리는 일종의 활자 중독자에 가까웠다. 특히 24시간이 모자란 CEO시절에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독서를 했을 정도다. 건물의 승강기가 느렸다고는 하지만 그 짤막한 토막시간만으로도 한달 1~2권은 거뜬히 읽었다니 대단한 탐독 열정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생활신조도 책의 한 문장이었다고 알려진다. 바로 일본 수학자인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학문의 즐거움’이 그 주인공. 그가 좋아했고 좌우명으로 삼았다고까지 알려진 이 책은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까.

사진=김영사
사진=김영사

■ 노력은 천부적 재능보다 값지다 ‘학문의 즐거움’

유년시절 학교 시험에도 떨어진 소년이 하버드대에서 박사를 따내고 수학의 노벨상이라는 필드상까지 받았다. 골치 아픈 수학에서 깨달음을 얻고 즐겁게 공부함으로써 인생의 진리마저 깨달은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자전적 에세이다.

우리는 “공부를 왜 하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히로나카 헤이스케 역시 한 문장으론 표현하지 못한다. 그러나 자신의 인생이 이뤄냈고, 살아가며 깨달은 학문의 순수한 즐거움을 책 전반에 걸쳐 말하고 있다. 벽촌 장사꾼의 열다섯 남매의 일곱 번째 아들로 태어나 학교 입시에서 떨어지고 피아니스트를 꿈꾸기도 했던 소년. 대학입시 일주일 전까지 밭에서 거름통을 들었던 그는 대학 3학년이 돼서야 수학의 길을 택하고 정점에 선다. 그는 담담하고도 깊이있는 고백을 통해 알아가는 것, 도전하고 자신을 발견해나가는 배움의 즐거움을 말하고 있다.

특히 안철수 전 의원이 좌우명으로까지 삼았던 이 책 속의 문장은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나는 남보다 두세 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각오를 한다. 그것이 평범한 두뇌를 지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다. 안철수 전 의원이 의학공부와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병행하는 가운데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자 갖은 시련을 극복해내는 동아줄이었다고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