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캡쳐
(사진=tvN 캡쳐)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악역도 없이 잔잔하면서도 애틋한 로맨스를 그려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드라마다. 보통 기존 드라마에서 로맨스 라인이 사각 관계일 경우, 누구 한명 ‘밉상’이 등장하지만,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는 캐릭터들 한명 한명의 사연이 조명되면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특히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출판사 겨루 식구들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책에 대한 의미도 차분하게 전달했다. 무심코 서점에서 넘기는 책들의 가치와 순식간에 파쇄 되는 책들의 소중함, 저자 이력 오타로 스티커 작업을 하는 출판사 사람들의 어려운 상황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그러다보니 주인공들의 손과 말에서 수시로 ‘책’이 튀어나왔고, 다른 드라마보다 더 소중하게 표현됐다. 특히 15화에서 차은호(이종석 분)와 강단이(이나영 분)가 도서관 데이트 이후 밤길을 걸으며 나눈 대화는 큰 관심을 모았다. 차은호는 강단이가 든 나태주 시인의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를 보고 “너 요즘 그 책 계속 들고 다니더라”라고 말했고, 이나영은 “너무 좋아서 들고 다니며 읽고 또 읽는 중이지. 나는 여기서 ‘네가 있어’라는 시가 제일 좋더라”라고 말한 후 함께 시를 읊는 장면이 나왔다.

“바람 부는 이 세상 네가 있어 나는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된다

서로 찡그리며 사는 이 세상 네가 있어 나는 돌아앉아 혼자서도 웃음 짓는 사람이 된다

고맙다 기쁘다 힘든 날에도 끝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우리 비록 헤어져 오래 멀리 살지라도 너가 그러기를 바란다“ -네가 있어-

이 시는 차은호와 강단이 뿐만 아니라, ‘로맨스는 별책부록’에 등장해,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을 가졌던 모든 이들의 상황을 이야기해줬고, 방송을 본 사람들 마음까지도 공감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방송 직후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는 당연히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위치했다.

해당 시집과는 상관없지만, 드라마에서 지서준(위하준 분)의 아버지인 강병준 작가는 책과 인생에 대해 명대사를 남겼다.

“한 권의 책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 나는 믿지 않는단다. 그럼에도 난 너에게 한 권의 책 같은 사람이 되라는 말을 남기고 싶구나. 네가 힘들 때 책의 문장과 문장 사이에 숨었듯이 내가 은호 너란 사람을 만나 생애 막바지에 가장 따뜻한 위로를 받았듯이 누군가에게 한 권의 책이 되는 사람이 되어라”